2013년 5월 31일 금요일

ripping logs #10


직장을 옮기고 오랜 기간 해오던 SM 업무에서 사회 초년병 시절 주업무던 SI로 다시
전환을 해보니 20대 시절만큼 힘들게 일하는 건 아니지만 퇴근하면 만사가 귀찬은 요즘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ripping한 앨범들 모두 한창 SI 일을 배워가던 시절에
구매했던 앨범들로 기억된다

얼마되지 않은 듯 한데 벌써 10년이 넘어 버렸구나


Robin Trower - Go My Way

최근 발매된 커버 앨범 Roots And Branches에서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로빈 트라워지만 80, 90년대에는 잭 부르스와 함께한 활동, 94년 앨범 20th Century Blues 등을
빼면 지지부지하던 시기였던 거 같다
다수의 성공한 동년배 뮤지션들을 봐도 70년대를 넘어 꾸준한 인기와 활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다고 볼 수 없듯이 로빈 선생 또한 70년대 만한 성과도 인기도
(슈퍼스타는 아니었지만) 소수의 매니아를 제외하곤 찾아 보기 힘든 처지였던 거 같다

그러나 2000년을 맞아 본작을 시작으로 조금 뻥을 치면 60, 70년대 못지 않은 성과를
(뭐 인기는 기대도......)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시발점은 본작이라
생각한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유치/패기 넘치는 타이틀을 가지고 온 모습을 보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그다운 곡과 연주를 들고 나타난 모습에
매우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사견이지만 앨범 자켓에 이렇게 투자를 하지 않는 뮤지션도 (그것도 일관되게)
그렇게 흔하진 않을 것이다

올드한(?) 뮤지션들을 좋아하다 보니 들려 오는 부고가 점차적으로 늘어 가고 있는데
건강이 허락하는 순간까지 장인의 숨결로 빚은 옹기같은 연주를 계속 들려주기 바란다




Mark Knopfler - The Ragpieker's Dream

아마도 사운드 트랙을 제외하면 처음 구입했던 마크 노플러의 솔로 앨범인 것 같다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열혈팬이 아닌 관계로 그룹/솔로 앨범을 다 합쳐도 5장 정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앨범 소유량 보다는 애정(?)이 있을거라 믿고 싶다 -.-

마크 노플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의 첫 솔로작이자 첫 사운드 트랙 작업이었던 영화 로컬 히어로의 BGM때문이었다

영화는 80년대 초반작인데 실제로 영화를 본 건 고딩시절 티비를 통해서 봤던 걸로
기억한다

성공을 꿈꾸는 셀러리맨 주인공이 회사의 새사업을 위한 부지매입을 목적으로
출장을 간 지역의 주민과 풍광에 매료되어 돈도 명예도 팽겨친다는
휴머니즘을 표방하는 뻔한 결말로 흐르는 영화로 기억하고 있는데(뭐 대충 비슷할 거다)
지역 주민, 풍광 그리고 음악이 잘 어울리는 근사한 영화였다
(나로서는 이런 경험이 참 희귀한 것이 본디 일을 하던 놀던
멀티로 무언가를 처리하는 능력이 매우 부족한 사람인지라
비디오와 오디오를 매치하여 선명한? 감동을 받는 경우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외에는
극히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원래는 로컬 히어로 사운드 트랙을 찾았지만 어디 박혀 있는지 찾지 못하고
먼저 눈에 띈 본작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발매 당시 크게 좋은 평가도 나쁜 평가도 받지 않은 앨범이지만
(뭐 간단히 말해 믿믿하다 뭐 그런)
마크 노플러의 은은/은근한 매력을 느끼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자켓의 이미지도 음악과 참 잘 어울리는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