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7일 금요일

ripping logs #13

어제던가 제프 벡의 2014.04.27 공연예매를 곧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이것 저것 찾아 보다가 문득 이승환이 떠 올랐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2010년이던가
국내 최초의 제프 벡 공연 성사에 있어서 그의 역할이 상당했었다는 후문
만약 이승환이란 뮤지션이 제프 벡을 전혀 몰랐거나(말도 안 되는 가정이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우리는 제프 벡을 만나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지나친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그럴 가능성이 매우 컸다 생각한다

이승환에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
그가 우리 대중 음악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생각하기 전에
제프 벡을 볼 수 있었던 그 점이 우선(?) 매우 고맙다


이승환 - Dreamizer
































앞에서 치고 지나갔던 잡담이 왠지 그의 그간 활동을 비아냥 거린 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다
제프 벡 팬의 한 사람으로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것 뿐이다

이승환은 본인이 고1이던 때 1989년 데뷔 앨범의 출발부터
대박을 쳤던 90년대 최고의 스타 중 하나였음에 이견을 달 수 없을 거다

가요를 많이 듣던 시절이 아니어서 정확하진 않을지 모르겠지만
부활을 뛰쳐 나와 88년인가 솔로로 데뷔하여 큰 인기를 쌓아 가다
마약 사건으로 연루가 되어 잡혀가고 90년도 컴백했다가
(당시 불륜 유망주 육성을 위한 노래 같던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진짜 지겨울 정도였다 -.- 메탈 키드 시절이라....)
재범으로 -.- 다시 잡혀 가지 않았다면 90년대 초반은 이승철, 이승환, 신승훈의
트로이카 체제가 만들어 졌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91년 서태지와 아이들 출현으로 인해 이승철이 건재했다해도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 나진 않았겠지만

그러나 서태지와 아이들이 젊은 층을 씹어 먹는 시대였다 하더라도
(물론 나도 당시 20대긴 하지만 AC/DC의 Back In Black 리프를
차용했던 곡 외에는 별 관심도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승환, 신승훈의 팬층은 매우 굳건하여 앨범을 내면 몇 십만장
팔아 먹는 건 일도 아니긴 했다

어찌 되었던 이승환은 분명 우리 대중 음악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은 분명하지만 그의 활동 기간 동안 음악적으로
어떤 영향력을 행사 했는지는 솔직히 미지수이다(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러나 당시 앨범 작업 시 사운드 질적 향상을 그 만큼 신경 쓴
뮤지션은 찾아 보기 힘들다
이 부분에서 서태지를 언급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승환을 더 쳐주고 싶다

그리고 하나 더 언급해 보자면 바로 공연이다
지금은 공연하면 많은 사람들이 김장훈을 떠 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의 공연을 직접 본적은 없어 이런 말이 좀 우습기도 하지만
발표했던 라이브 앨범이나 공연의 몇몇 클립만 보아도
라이브형 가수라 인정할 만 하다
간혹 가창력이 도마 위에 오르곤 했지만 그 유명했던
프레디 머큐리도 공연 내내 완벽하진 못했다 (물론 이 분도 비디오만 -.-)

잡설이 너무 길어 졌는데
제프 벡 때문에 이승환이 잠시 떠 올랐다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거 같다

본 앨범에 대해 짧막하게 하고 넘어 가자면
그의 커리어 중 10집에 해당하는 앨범으로 9집 발표하고 더 이상 앨범을
내지 않겠다는 현 음악 시장에 대한 토로를 깨고 발표했던
앨범으로 전형적인 이승환의 앨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사운드에 대한 노력들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본작의 수록 곡 중 Dear Son이란 낭만 꼰대 송이 하나 있다 -.-
개인적으로 본작에서 가장 좋아 곡인데
사춘기 쯤 접어든 아들을 앉혀 두고 막걸리 한 사발 거나해진
아버지가 약해진 자신을 가리고 위해 점잔게 폼 좀 잡고 할 만한
70, 80년대스러운 대사를 가지고 있는 곡이다
이런 방화같은 신파를 이승환이 하면 맛이 난다
이 곡은 왜 내가 이승환을 좋아 하는 지 간적접으로 설명을 해주는듯 하다

뭐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