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1일 목요일

ripping logs #30

이 낙서의 취지는 근래에 리핑을 했거나
오래 전 리핑 해 둔 것을 듣다가 문득 떠오르는
소회(?)를 신변잡기식의 낙서로 남기는 것이었다

싫어 하는 음악은 거의 손을 대지 않으며
실망스러운 음반은 언제 부터인가 리핑을 남겨 두지도 않으며
까기도 귀찮아 스킵하는 것이 상례 -.- 화 되어 왔는데

오늘은 좀 까 보기로 한다 -.-



Jeff Beck & Stevie Ray Vaughan - Guitar Thunder: Radio Broadcast 1984






















자켓을 똑바로 찍기도 아까운 본작은
일단 저 사기성 짙은 뮤지션 표기는 잠시 제쳐두고 총 14곡이 담겨 있다
앨범 서브 타이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1984년 모 라디오쇼가 소스로 사용된 된 듯 한데
년도나 수록곡을 보면 Couldn't Stand the Weather 앨범
발매 전이나 후 쯤 되는 것 같다

첫번째로 까여야할 점은 녹음의 퀄리티이다
트랙 리스트의 중후반을 지나면 그나마 좀 들을만 하기도 하지만
(초반 부가 너무나 극악이라 심지어 괜춘하다는 환청이 들리기까지)
음원의 소스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다
거기다 트랙 간 끊김을 듣다 보면 그래 녹음도 개판인데
이런게 무슨 소용이야란 자괴감까지 -.-
좀 과장해 보자면 어떤 놈이 수신 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
라디오 틀어 놓고 그걸 녹음해서 편집한 게 아닌지 -.-
케이스 후면을 보면 무슨 Sunset 엔터테인먼트인지에서 라이센스를 받아
Laser Media(이 무슨 선경 스러운 타이틀인가)에서 제작을 했다고 표기해 두었는데
앨범 듣다가 빡쳐서 제대로 읽은 건지도 의심스럽다
그리고 이런 음원에 대한 라이센스를 언급하는 것은 범죄라 생각함 -.-

유통하는 것들은 모두 공범이다


두번째로는 당연히 Jeff Beck이란 위대한 기타리스트 이름 표기이다
사실을 보자면 완전 사기는 아니다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 곡은 가장 마지막 트랙인
Jeff's Boogie 이다 (심지어 앨범상에서는 어퍼스트로피도 빼 먹은 표기 중 두번 째 -.-)
연주가 끝나면 스티비가 그의 이름에 Mr.를 붙여 언급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곡명이나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면
그의 기타 톤을 느낄 수 있다 -.-
조악한 음질에 취하다보면 각혈하듯 뭐여 달랑 한곡이야라는
탄성이 나올수도 있지만 실제 라디오쇼를 들었던 리뷰어의
증언(?)이 합쳐져 (그 증언이 작용했겠지만) 혹시 하는 느낌이 드는데
그 리뷰어의 이야기처럼 Texas Blues, Last Call, Jeffs Boogie (실제 앨범 표기에 따름 -.-)
이렇게 3곡을 같이 연주한 것 같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도 없는 엽서같은 부클릿(이라고 쓰고 표지라 읽는)을
보충하기에 기타 연주 듣고 기타리스트 맞추기 이런 재주는 나에게 있을리가
.............
그러니 이건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라 본다
개인 판단으로는 저 3곡은 맞는 것 같다

그 외에 그나마 위안을 주고 싶은 점은
조악한 음질 속에서도 스티비 레이 본과 제프 벡을 위시한 몇몇 게스트들의
훌륭한 협연은 느낄 순 있다
집에 좋은 오디오가 있거나 그럭저럭 괜춘한 스피커가 있다면
가급적 이어폰이나 헤드폰 이용하지 말고 스피커로 들으시라 권하고 싶으며
가장 베스트는 팬심을 버리고 앨범을 잊으라 권하며
끝 -.-

2016년 1월 4일 월요일

ripping logs #29

얼마 전 모터헤드의 리더 레미옹이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삶마저 추종하는 열혈팬은 아니지만
스피드/스래쉬 메탈 등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의
비보는 또 하나의 작은 세계가 종말을 고하는
느낌을 주었다

과거 라이센스 측면에서 저주에 가까운 밴드 중
하나이기에 아마도 많은 팬들이 메탈리카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많을 듯 하다
물론 모터헤드의 팬부터 시작했을 올드 팬들도
존재하겠지만 후배 록밴드를 통해 거슬러 올라
알게 된 팬의 수가 더 많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나의 경우 또한 메탈리카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찾아 본 경우지만
모 록음악 잡지에서 인용한 외국의 평론가인지
기자인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세상에는 두 개의 진짜 록밴드가 있다면서
모터헤드와 AC/DC를 언급한 내용이
나에겐 첫 대면이었다

수많은 록키드들이 유사한 경험을 했겠지만
들어 보지도 않은 밴드의 음악에 환상을 갖게 되곤 하는데
지면으로 접한 모터헤드는 나에게 그런 밴드 중 하나 였다

90년대 직배의 시절이 되어서야 그들을 접하게 되었고
아 이게 오리지널이란 것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제 작년이 되어 버린 7월에 보았던
그들의 공연은 오래 동안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Ramones - It's Alive (1979)


























이쯤 되면 당연히 모터헤드의 자켓 사진이 보여야 하는데
라몬즈의 앨범이라니 이 뜬금 없음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레미옹의 비보를 듣고 여기 저리 그의 추모글들을 보며
서핑을 하던 중 우연찮게 보았던 유작이 된
Bad Magic 앨범에 대한 어떤 비평글 내용 중에
AC/DC, 라몬즈처럼 변화가 없는 음악이 담겨 있다는
글귀를 보게 되었다

아마도 그 문장이 뇌리에 남아 이 앨범을 집어 들게 만든 것 같다

음악 장르 별로 즐기는 포인트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록이란 장르에서 자세, 태도 등으로 표현하기가 좀 애매한
애티튜드란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록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생각된다
(물론 테크니컬한 록음악을 좋아하는 게 잘못 되었단 말은 아니다)

왠만하면 취향의 문제로 넘어가려해도
(팬심은 어쩔수가 -.-)
20년 이상 한결같은 애티튜드를 유지한 대표적인
저 밴드들을 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Bad Magic 앨범이 모터헤드 앨범으로서 허접했다면
이렇게 까지 팬질을 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라몬즈의 방대한 디스코그라피를
전부 접한다는 것은 골수 Punk 팬이 아닌 이상
쉬운 일이 아니라 생각된다

대안으로 그들의 애티튜드가 완성된 시절이라
볼 수 있는 1집에서 3집까지의 클래식들이
베스트 앨범처럼 잘 안배 되어 있는 1977년 영국에서의
실황이 담긴 본작은 그들의 애티튜드를 접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낙서를 하고 레미를 추억한다면 참으로
우습겠지만 1916 앨범에 수록된 R.A.M.O.N.E.S.란 곡을
기억해 보면 아주 연관이 없진 않느냐라고 억지를
부려 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