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변호인

 연말에 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는 사실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빌 나이가 출연 한다는 게 이유였다
제법 히트작이 많은 감독이지만 개인적으로 리차드 커티스 감독을
좋아 한다면 이건 거짓말이 될 것 같다
그의 여러 유명 영화를 보긴 했지만 늘 선택의 순간에 있어서는
타인의 선택 또는 개인적 배우의 기호가 작용 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던 관객이 많은 시간대에 홀로 보는 영화는 과거에 좀 뻘쭘한
기억이 있던 관계로 늦은 시간대를 가끔 이용해 왔는데
왠지 모르게 연말에 크리스마스 시즌 때문인지 커플 영화라는 인식으로
인해 늘 예매자 수가 짝수인지 신경쓰는 어설픈 소심함으로 인해
망설이다 변호인의 개봉이 시작되었고 결국 변호인을 먼저 보았다


스스로 좋아한다고 애써 말하는 록음악에 있어서도 음악 외적인
감정만을 늘어 놓는 입장에서 영화가 어쩌네 저쩌네 하는 이야긴
좀 남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언가 끄적여 보고 싶은 맘이 드는 걸
보니 나름 인상에 남았던 거 같다

만약 이 영화를 송강호가 아닌 다른 이가 맡았다면 어땠을까
영화를 본 이후로는 송강호가 아닌 다른 이를 상상하는 건
어려워졌다

내가 봤던 최고의 송강호는 그를 처음 본 넘버 쓰리였고 최악은 쉬리였다
반듯함보단 무언가 결함이 있는 케릭터를 연기했을 때
본연의 힘이 나오는 배우란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영화 속의 송강호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노무현이 부를 누리던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거듭나게
된 부림 사건을 변호하기 전과 후를 다루고 있다
영화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영화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땐
뛰어 나다고 말하긴 힘들다 (지식도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남김을 주는 영화가 있는데
대다수가 배우의 파워로 이끌어 가는 영화들이었다

송강호 또한 배우가 어떻게 영화를 이끌어 가는 지
보여 주었고 이 영화는 그의 필모어그라피에 그런 영화로 우뚝 남게 될 것 같다

수 많은 영화에 법정이 등장해 왔지만
법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학창 시절에나 한번 들어 봤을 만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호, 정체, 주권을 정의한 헌법 제 1조의 2항 (1항이야 뭐 다들 아는 거니)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오래 동안 가슴에서 메아리 칠 거 같다

송강호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흡족한 영화이지만
딱 한가지만 흠을 잡아 보자면 왜 노무현을 노무현이라 말하지 못하는 가
진짜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절과 지금의 차이는 무어라 말인가)
이게 내 유일한 불만이다

2013년 12월 14일 토요일

ripping logs #12

최근 들국화의 재결성(?) 앨범이 나와 화재가 되는 거 같아
팬의 한 사람으로서 기분은 좋지만 (주찬권씨의 죽음이 더더욱 아프게 느껴진다)
레전드 마케팅을(이런 용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펼치며
납득하기 우습고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 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들국화를
홍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배알이 좀 뒤틀렸다

이런 류의 홍보는 외국 음악 시장에서도 자주 보는 모습 중 하나지만
그래도 나름 그 바닥은 납득이 되는 인물의 인터뷰를 따는 편이다
그만큼 우리 시장과 인프라의 얄팍함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듯 하다

그 딴 인물들을 내세우는 현실을 한편으론 공감하지만
들국화에 환호하며 청년기를 보냈던 형님 누님 세대들이나
나처럼 거의 끝물을 맛봤던 세대들 중 그 누군가는 좀 서글프지 않았을까?

그냥 최근 음악 관련 소외를.......
정치도 사회도 개판인 요즘 배부른 소리하고 있는 거 겠지만......

Rory Gallagher - Live In Europe

록음악 좋아하는 사람치고 좋아하는 기타리스트 한명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선호하는 장르, 기호 등의 이유로 조금 더
각별한 인물이 있을 것 같다
나의 경우는 10대 시절부터 좋아 했던 록음악계의 수 많은 기타리트스 중
역사적 의미와 실력을 떠나 각별히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들의 다수가
60, 70년대에 몰려 있는 편이다

거창한 인물로 자라지는 못했지만
내 인생을 바꾼 결정적 한 사람을 꼽자면 입 버릇이 되어 버린
앨빈 리를 꼽고 싶다
그리고 그에 대한 애정에 버금가는 한 명을 더 꼽자면
로리 갤러거를 추가하고 싶 다
(뭐 이 두명만 있겠냐만은 그 시절의 충격과 내 숨겨진 내면 -.- 을
이끌어준 기억은 오래 가는 법이니까)

같은 아일랜드 출신의 유명한 블루스록 뮤지션을 본다면
하드록에서 전향한 게리 무어를 많이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블루스록 뮤지션은
역시나 로리 갤러거를 선택해 줘야 할 거 같다

간이식 수술후 합병증으로 사망한 록커답지 않은 죽음으로
오래 전 세상을 떠났지만 구독하는 페이스북에서 간혹 올라오는
유튜브 영상을 볼 때나 그의 상징이기도 한 낡은 스트라토캐스터를
볼 때면 그의 투박한 블루스에 대한 열정
앰프와 기타만 있으면 마을 축제 공연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단편적인 일화가 (본적도 없지만) 생각나면서 간혹 찡해진다

P.S. 블루스록 그리고 로리 갤러거에 관심이 있다면 본작과 Irish Tour 앨범은 꼭 들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