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8일 목요일

ripping logs #31

어느 날 통신할 때부터 알던 어떤 친구에게서
밴드를 추천 받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야
두 말 하면 잔소리지만 듣다가 좋으면
커뮤니티에 좋은 음악이라 소개하고 싶고
좋은 음악 X같은 음악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주고 받는 것 아니겠는가

그 친구의 추천 내용과 웹을 통해 접한 약간의 정보 중
가장 끌리는 키워드는 블루스와 싸이키델릭이었다

60, 70년대 영미권 록음악을 좋아 하는 사람들에게
저 두 단어만큼 섹시한 것도 드물지 않겠나.....

아직 정규 앨범이 없는 팀이라 셀프 타이틀의 EP인 줄
알고 구입했던 The Red 앨범은 솔직히 말하자면
기대치가 너무 높았는지 추천 내용 만큼은 아니라 판단했다

기나긴 지루하기 그지 없는 설연휴를 보내고 난 뒤의
금요일 그 친구를 따라 소규모 클럽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의 기대감 보다는 맥주 한잔하며 보는
소규모 공연에 대한 전설의 기린같은 아득한 기억이 그리웠고
간만에 그 친구 얼굴도 보고 뭐 겸사겸사

그리고 난 근래 발매된 The Yellow EP를 구입하였다






















공연을 보면서 들었던 느낌은 흠 비슷한? 연상되는?
팀은 누가 있을까였다
멀리 찾아 보자면 The Stooges, MC5 -.-
가깝게 보자면 윤일상씨가 레드 제플린을 보는 것 같다는
개소리를 날린 데드 버튼즈?
맞는 느낌인지는 모르겠으나 60년대 중후반의 개러지록
혹은 프로토 펑크를 듣는 느낌의 공연이라 기억에 남는다

공연 시작 전 실물로 보니 훨씬 더 매력적인 두 여성 멤버
그리고 개성이 넘치는 드러머를 보면서
밤 10시 공연 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너무 없는 클럽을
보며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공연이 진행될 수록 넘치는 밴드의 카리스마는
충분히 놀라웠다
이 느낌을 말재주가 빈약해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96년도인지 97년도인지 가물가물 하지만
크라잉 넛의 공연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느낌과 비슷했다

'아 이 친구들 즐기고 있어'
인디 밴드 공연 보면서 (많이 보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참 오랜만이었다

앞서 공연 보고 The Yellow EP를 구입한 것처럼 기술했지만
사실 정확한 계기는 그날 동행했던 친구가
선물로 준 비공식(?) EP Crossroad 였다
그날 봤던 일렉트릭셋의 공연이 전부라 생각했던
판단은 첫번 째 곡에서 뒤틀리기 시작하면서
두번 째 트랙인 로버트 존슨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동명곡 커버를 듣는 중에 노트북을 열고 주문 버튼을 클릭했다

블루스, 로커빌리, 컨트리, 포크 등의 요소를 느낄 수 있는
Crossroad, The Yellow 이 두 앨범을 들으면서
(미안한 이야기지만) 처음에는 그닥이라 생각했던
싸이키델릭함이 강조된 The Red 앨범까지
더욱 좋아 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 3장의 EP를 들으면서 한 가지 고민한 삽질은
어느 순서로 듣는 게 가장 좋을까 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발매 년도의 역순인
The Yellow - The Red - Crossroad 였다


P.S.

1. 대를 이어 팬질하겠다는 지인 덕에 운이 좋았습니다

2.
가창력은 둘째 치고 멋진 카리스마를 가진 보컬 그리고 미인
연주실력은 팀 내에서 제일 훌륭한 것 같은 드러머
개인적으로는 멤버 중 기타리스트가 제일 좋습니다
그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기타연주를 더욱 살리기
위해서라도 베이스를 영입하는 것은 어떨지..........
팀의 지향점과는 상관없이 그냥 상상해 보았습니다
(실례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