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7일 화요일

ripping logs #16

내 음악 감상의 역사 -.- 에 있어서 가장 아쉬운 년대를 꼽아 보자면
90년대 특히 국내 씬도 그 중 하나라 생각된다
(앨범 수집 취미에 있어서 가장 아쉬운 점은 한국인이란 점이지만)

좀 더 압축해 보자면 입대한 해인 94년부터 제대한 해인 96년까지는
거의 암흑기였을 거 같다 뭐 이부분은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장정에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남성이었다면 모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니
딱히 억울할 것도 없다

어찌보면 군생활 전후의 시기보다는 어떤 씬에 관심이 있었냐하는
개인적인 문제를 괜히 특정 시기 핑계를 대려고 군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는 지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 내 시선이 국내에는 거의 돌아 가지 않았다는 점이
그 시기가 제일 안타까울 뿐이다



노이즈가든(Noisegarden): 1992-1999 (DELUXE REMASTERED EDITION)

97년 복학 후 학우들을 통해 접해 본 PC 통신이란 것을
하게 되었고

특히 학교에서 공용(?) 계정을 통해 PC 통신을 하던 환경에서
벗어나 98년 내 인생의 두 번째 PC를 구입하여 리포트도 집에서
쓰고 PC통신도 집에서 하게 되면서 유머 게시판 같은 곳을 벗어나
개인 취미에 걸맞는 음악 동호회 눈팅을 시작하며 그 이름을
접하기 시작했던 거 같다

그 당시 내 초점은 용돈이던 알바던 돈이 모이는 족족
타워, 파워 스테이션, 신나라, 뮤직랜드 등 지금은 거의 다 사라진
대형 오프 매장을 찾아 다니며 영미권 록 음악 앨범을 구입하는 거 였다
(목돈 좀 쥐었을 때 종로와 을지로를 잇는 동선을 짜 본 사람은
이해할 것 같다)

물론 노이즈가든에 대한 이야기는 음악 동호회 게시판
, 음악 잡지 등을 통해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왠지 이 사운드가든 짝퉁스러운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즉 위시리스트는 차고 넘치는데 이 짝퉁이(죄송) 눈에 들어 올래야
올 수 없는 때로 기억 된다

그러던 차에 해체를 앞둔 시기로 기억을 하는데
수요 예술 무대에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접해 들었고
본방을 사수하겠다는 마음 보다는 방송 당일 날 특별한
약속이 없던 차에 방송을 시청하게 되었고
전파를 통해 흘러 나오던 너무나 조악한 사운드로 인해
관심은 거기서 끝났던 거 같다

이러던 나의 관심을 다시 잡아 끌게 만든 것은
몇 년전 지인이 한번 들어 보라고 추천했던 Lowdown 30이란 밴드였다
노이즈가든의 윤병주씨가 새로 만든 팀이란 지인의 소개를 들었을 때만 해도
여전히 차고 넘치는 위시리스트로 인해 과연 언제나 들어 보려나
했지만 학생 때에 비하면 좀 넉넉해진 주머니의 여유로 여유를
부려 본다는 심정으로 구입했던 Lowdown 30의 앨범 들은
아 ㅅㅂ 노이즈가든 왜 구입할 생각을 안 했을까하는
후회를 가져다 주었다

이 시점에 톤이니 사운드이니 하는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뭐 별 거 없음)
예전 인터뷰나 근래 재발매 앨범이 출시 되면서 나온 인터뷰
그리고 몇몇 팟캐스트를 통해 (재 발매 부클릿 앨범에서도)
윤병주씨의 개인적 불만 중 하나가 사람들이 노이즈가든
이야기를 할 때 곡 이야기나 연주 등의 이야기 보다는 기타 톤이니
사운드니 하는 이야기만 하는 걸 볼 때 많이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종종 접할 수 있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또한 많이 부끄럽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노이즈가든이나 Lowdown 30의 앨범을 접하면서
가장 놀랍고 좋았던 부분은 국내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기타 톤이나 사운드적인 측면이 제일 큰 이유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의 변을 달아 보자면
창작자의 입장 물론 이해가 가지만 국내 록팬들의 입장에선
외국 유명 록 앨범과 (과거)국내 록 앨범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수준 낮은 레코딩으로 인한 조악한 사운드 였다
(물론 개중에는 뛰어 났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그 조악한 사운드를 자체 증폭 시스템을 통하여(?)
(어떤 특별한 귀들을 가지고 계신지는 모르겠으나)
누구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 연주력이다
한국의 누구 이런 식의 수사를 남발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일반적 팬 기준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레코딩을
들을 시 오래 전부터 팬이 아닌 이상은 자연스럽게
귀를 띠게 마련이다

윤병주씨의 멘트 중 하나를 인용해 보자면 톤이니 사운드니
하는 것은 뮤지션의 기본이라 했는데
미천한 개인 경험으로는 그 기본을 자신의 연주와 적절히
매치 시키는 플레이어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거 같다
토니 아이오미가 잉베이같은 기타 톤으로
블랙 사바스의 곡을 연주 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블랙 사바스는 현재의 역사에 남아 있을런지...........

물론 (지금 환경도 그닥이지만) 과거 록 음악을 하기에
열악한 환경 가요 제작에 맞추어져 있는 레코딩 인프라 속에서
어렵게 앨범 발표 했던 국내 록 밴드 모두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 뛰어난 사운드를 지닌
앨범을 감상하게 할 수 있었던 그리고 뛰어난 사운드가 기본이
되는 훌륭한 연주력을 접할 수 있게 했던 노이즈가든에
열광했던 게 아닌지 뭐 그렇다 -.-

솔직히 딱 까고 말해서
나처럼 악기 연주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연주 관련된
직접적 멘트보다는 서당개 마냥 그간 들어온 풍월에서
축적된 기호를 바탕으로 이게 좋네 마네를 결정하는 게 대다수일 거다
내가 듣기엔 이 밴드 연주 참 좋은데 나름 들은 티는 내야 겠으니
아 톤이 죽여 사운드 봐라
뭐 이렇게 들 넘어 가는 거 아닌지............

뮤지션이 아닌 이상이야
축적된 기호와 취향으로 가는 거 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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