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7일 월요일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


 최근 책을 두권정도 샀는데 (참 오랜만이다)
한권은 이미 여러 차례 읽었던 다른 번역본인 이유로 본작을 먼저 보았다

나는 학력고사 세대로 선택 과목이란 것이 있었다
이과였던 탓에(수학을 참 못했다) 소위말하는 사회쪽 과목은 1과목을 선택해야 했고
과학 과목은 2과목을 선택해야 했다(물리, 화학 중 하나는 필수 선택)

모든 고등학생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대개 이과 학생의 경우
사회쪽 과목에서 세계사는 그렇게 인기가 있는 과목은 아니었다
지금은 필수가 아니라고 들었지만 당시 학생들은 아마도 국사란 과목의
암기만으로도 지겨웠던 게 이유가 아닐까 한다

학력교사의 시험과목을 크게 두가지로 분류하였는데
국어, 영어, 수학 이른바 국영수라 부르던 기초(본) 과목과
나머지 과목을 통칭하여 암기과목으로 나누곤 했다
총 340점의 배점중  국영수가 190점, 암기 과목 130점
그리고 체력장 20점으로 이루어진 것만 봐도 감이 오겠지만
대다수 학생들의 입시 공부는 국영수에 치중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국영수 위주에서 크게 벗어 난 거 같지는 않다)
그런 연유로 인해 우선은 국영수이고 암기과목의 경우
입시 막바지에 집중해서 외우는 방식으로 점수를 올리는 패턴이
주였다 (최상위권의 학생들은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역사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단순히 연도를 외우고 연차별로 주요 이슈들을 외우는 거 만큼
재미없는 역사 공부도 없을 것이다
너무 정론적인 이야기이겠지만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의 역사적 흐름과 사건을 보면서 정확한 분석을 통하여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함인 것인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해한다 ==> 데카르트
순수이성비판 ==> 칸트
이런 식의 주입식 교육은 역사를 지겹게 하는 요소였다
특히 대개의 학생들은 이런 일련의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 관련
연도를 외우는 것을 싫어 했는데 이건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내가 세계사를 선택했던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중국 역사관련 소설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막상 시험에 있어서도 문제 패턴만 파악하면
골치 아픈 연도까지 일일히 외울 필요는 없었기에 점수 따기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던 거 같다
일례로 (학력고사를 두번 보았는데) 나의 마지막 학력고사 때
130점의 암기과목 중 내가 획득한 점수는 90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통의 학생이라면 아무리 못해도 100점은 넘었다)
세계사의 경우 20점 만점을 받았다

어찌되었던 역사란 것을 깊게 파고들정도로 매진해 본적은
없었으나 역사 이야길 싫어하지 않는 입장에서 본작의 출간 소식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었다
특히 파토란 필명은 딴지일보를 자주 찾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익숙한 이름이었고 본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딴지일보에
시리즈물로 올라온 바도 있기에 전체를 정독할 수 있다는 것은
팬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귀중한 기회였던 것 같다


원종우 -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

본문 중에서도 저자가 종종 밝히긴 하지만 유럽의 역사를 논함에 있어서
기독교 이야기는 빠질 수가 없다
학창 시절 세계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교과 과정에 들어 있고
내신에 반영이 되기에 교육을 받았던 사람이라면 유럽사를 공부하면서
각종 기독교 사건을 보고 들은 바 있을테고
시험문제에 있어서 유럽의 역사적 사건들과 기독교와의 관계를
연관지은 문제는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였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은 국영수를 제외하면 암기로 시작해서
암기로 끝나는 패턴이 주였기에 기독교와의 관계를 단편적인
연관성으로만 외우는데 치중해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국사나 중국사를 배우면서도 종교 관련된 사건을
배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유럽만큼 독특하진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부분도 깊게 공부한다면 또 다를거라는 생각도 한다)

책의 구성을 단순하게 짤라 본다면
로마제국을 시작으로 로마제국의 분할 그리고 중세시대
, 르네상스 및 종교개혁, 근대시대 그리고 2차대전까지의 이야기를
각 시대별로 당시 사회상과 기독교와의 연관성을 주로
담아 10개의 챕터로(그리고 2챕터의 외전) 구성이 되어있고
챕터 사이마다 저자가 경험한 유럽 생활의 경험을 밑바탕으로
현재의 유럽 이야기가 끼워져있어 읽는 내내 지루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나 놀랐던 점은 그간 파토란 필명의 글로는 음악 관련글을
주로 보아왔는데 역사에 대한 많은 공부 많은 생각이
느껴지는 시각이었다
그덕에 과거 유럽사를 단편적으로 공부하면서 매우 지루했던
역사적 사건과 당시 유럽을 지배했던 기독교와의 역학적 관계를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기독교 신자의(전 무교입니다) 입장에서는 좀 기분 나쁠수 있는 내용도
없지 않은듯 하지만 종교적 시각인 아닌 역사적 관점으로
볼 때 저자의 이야기는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객관적 자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학창시절 배웠던 유럽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시각을 가지게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10개의 모든 챕터가 끝나고 실린 2개의 외전은(프리메이슨관련 이야기)
입맛만 다시게 만든감이 없지 않아 그것만을 주제로 엮어
하나의 책으로 출간해도 충분히 좋은 책이 될거 같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은비주의, 음모론 이런 거 재미있으니까)
저자의 필력을 생각했을 때 더더욱 확신이 간다

P.S. 아시아편, 아메리카편(맞나?) 도 근간으로 표시가 되어 있던데
       해당편들도 하루 빨리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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